온종일 숨을 참은 대가는 이승의 밥이 되고, 남편의 술이 되고, 자식들의 공책과 연필이 되었다. 이 대사는 해녀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물숨>의 일부입니다.
해녀가 유네스코 무형분화유산이자 국가무형문화재라는 사실을 다들 알고 계신가요? 해녀 혹은 잠녀라고 불리는 바다의 여인들. 잠수를 통해 바닷속 해산물을 채취하는 여성들을 일컫는 말로, 한국과 일본에만 있는 전통 직업입니다.
해외로 원정 물질을 하러 가기도 했고, 이렇게 번 돈으로 가족을 부양했습니다. 2016년에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됐으며 2017년에는 국가무형문화재로도 등재됐습니다.
올해는 제주 해녀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지 4 년째 되는 해입니다. 주로 우도, 김녕, 종달리 등지에 있는 3,898명의 현직 해녀와 5,203명의 전직 해녀, 자랑스러운 우리나라 문화유산입니다.
'내 어깨와 세월에 지고 온 것은 꽃이었더라'라는 글귀가 해녀의 굽은 등과 꺾인 무릎을 어루만져 주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죽음의 문턱까지 참았다가 내쉬는 이 숨소리!
해녀들이 물질을 마치고 물 밖으로 올라와 가쁘게 내쉬는 휘파람 소리 '숨비소리'가 그것입니다. 죽음의 문턱에서 한 숨 돌리고 다시 죽음 같은 삶으로 귀환하는 그런 숨소리가 바로 숨비소리 입니다.
부산해녀를 아시나요?
제주 해녀는 아는데, 영도 해녀는 모른다고요?
부산 영도 해녀의 역사와 가치... 기록되고 보존되어야 할 인류의 문화적 자산입니다. 부산광역시는 전국에서 제주특별자치도를 제외하고 해녀가 가장 많은 곳입니다. 이 가운데 영도구에는 기장군을 제외하고 부산에서 가장 많은 해녀가 살고 있습니다.
1890년대 제주에서 출향한 해녀들이 영도에 정착하면서, 현재 기장군에서 강서구 가덕도, 사하구 다대포, 영도와 수영구, 해운대까지 부산 8개 지역에서 해녀들이 명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20~30년 뒤면 해녀가 완전히 사라질 것이란 우려도 있습니다.
해녀는 바닷바람과 거친 물살에 맞서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며 억척같이 살아온 존재다. 이들의 삶과 문화적 특수성이 그 가치를 인정받게 된 것은 오래지 않지만, 그 기록은 고려시대 문헌 삼국사기부터 등장할 정도로 긴 역사를 갖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현존하는 해녀들의 고령화가 심각하고 이들에 대한 체계적인 지원은 여전히 부족한 실정입니다.
부산영도 중리해안에는 제주출신 해녀들이 물질을 해서 잡은 해산물을 판매하는 해녀촌이 있습니다. 해녀촌은 당초 중리산 아래에 있었지만 태풍 <차바>로 소실돼 사라질 위기에 처한 영도의 해녀 문화를 보전하고 알리기 위해 중리 앞바다에 3층 규모로 영도해녀문화전시관이 문을 열었습니다. 출향 제주해녀들의 삶을 기록하는 해녀전시관과 1층에는 해녀들의 조업장이 있습니다.
영도 해녀들은 비와 파도만 없으면 새벽 6시 30분쯤 물질에 나가 4~5시간 작업을 하고 채취한 해산물은 바로 해녀촌으로 가져와서 시민과 관광객들에게 판매합니다.
손님의 인원수에 따라 매상이 달라질 수 있어 서로 상호 순환적 판매방식을 택해 가능한 모든 이익이 분배되도록 하고 있습니다.
해녀들은 이렇게 해산물을 채취하면서 삶의 터전을 이루며 생활하고 있습니다.
이곳 해안가가 해녀들의 역사 그 자체인 셈입니다.
시간이 갈수록 해녀 수는 줄고 있습니다.
살아 있는 역사이자 한국만의 독특한 문화유산인 해녀들의 삶을, 우리는 역사적, 문화적 가치가 충분한 영도해녀 문화를 보호하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단순히 문화적 역사적 가치만 추구할게 아니라 실현 가능한 범위 내에서 계속해서 사라지고 해녀를 홍보하고 생계를 돕기 위해 행동해야할 것입니다.
전 세계 수십억이 넘는 사람들이 SNS을 이용해 영도 해녀를 알린다면 해녀 문화의 보존과 전승이 조금은 쉬워질 수 있고 하나의 관광문화 콘텐츠로 살릴 수 있을 지도 모릅니다.
자꾸만 어깨가 굽고, 목이 움츠러드는 계절입니다.
생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시작했던 물질.
모진 세월을 견뎌온 해녀들의 삶이 우리의 해녀처럼 잘 견뎌낼 수 있었던 이 겨울.
봄이 오면 꽃이 필 테고, 이제 지역의 소중한 문화이자 역사로 꽃피고 있습니다. 따뜻한 날엔 부산의 보물섬 영도에서 해녀들의 성게김밥을 먹올 수 있는 사람들의 발길이 줄을 잇지 않을까 하고 기대해봅니다.
어떻게 하면 부산 해녀들의 이야기를 효과적으로 알릴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의 끝에는 호오이가 있었습니다.
부산 해녀를 모티브로 만들어진 호오이.
호오이의 이름은 공모전을 통해 지어진 이름으로 해녀가 바닷속에서 해산물을 따내고 올라와 몰아쉬는 숨비소리를 표현한 이름입니다.
앞으로 호오이를 통해 부산의 이야기를, 그리고 해녀의 이야기를 전해드릴게요.이번 프로젝트 리워드 상품도 이 호오이 캐릭터로 만들었습니다.
펀딩 완료 후 4월 13일부터 배송 시작
이번 펀딩에서 모인 금액은 해녀들을 기억하고 지원하는 곳에 쓰일 예정입니다.
첫째. 그녀들의 이야기를 알리겠습니다!
-부산과 해녀의 소식을 담은 계간 소식지 '그리고 부산' 발간
-해녀들의 혼이 담긴 '해녀 노래' 작사
둘째. 그녀들의 이야기를 듣겠습니다.
-파스, 밴드 등 생활 밀착형 지원
-어촌계 판매터에서 필요한 앞치마, 플라스틱 의자 등 물품지원